이른 새벽 일어나 방안 의자에 가만히 잠시 앉아 있곤 한다.
겨울이라 어둠은 아직 해님에게 일찍이 자리를 내 줄 생각이 없는 듯하다.
그 순간만큼은 고요와 적막이 방 안을 채우고 있다. 아침 일기를 쓰려 노트를 펼치면 침묵 속에 숨어 있던 자잘한 방안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.
손목시계가 들려주는 규칙적인 초침 소리, 아침 일기를 쓸 때 사각 거리는 펜의 소리는 백색소음을 이룬다. 고요한 새벽 속에서 찾은 리듬은 제법 운치 있게 다가온다.
나는 새벽의 잠잠함과 초침 소리 그리고 펜 소리가 이루는 순간에 감사함을 느낀다.
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듯 일찍 일어난 내가 찰나의 아름다움을 듣고 있으니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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